생각과 감정 나누기
2025. 02. 23.

지난 글에서, ‘좋았던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감사한 일’을 나누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어쩌면 감사 나눔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사건 자체보다 그 일을 통해 느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나누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나눔을 할 때, 한 주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중심으로 풀어갑니다. 물론 이는 당연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건뿐만 아니라 소소한 일들도 나누는 게 좋습니다. 우리의 삶은 그런 작고 평범한 순간들과 여러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이 곧 나눔의 소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우리의 나눔이 점점 단조로워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본질적으로 반복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사건들은 다를지라도 그 흐름은 비슷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점점 뻔하다고 느끼게 되고, 결국 “이번 주엔 특별한 일이 없어서 나눌 게 없네요”라는 말이 나오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 비슷해 보이는 일들 속에도 저마다의 감정과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중에도 우리의 마음에는 빛이 비치고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바로 그 감정과 생각이 ‘나’이며, 우리의 ‘삶’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이들과 나의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곧 나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정말 나누어야 할 것은 단순히 나열된 사건들이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일을 통해 나는 무엇을 느꼈는가?’를 함께 나누어 봅시다.
이러한 나눔이 쌓일 때, 우리는 더 깊이 연결된 공동체가 될 것이고, 우리의 삶은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향한 감사로 채워질 것입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