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일 나누기

2025. 02. 16.
  

이번 싱글연합수련회에서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다른 교회 성도들과 한 조를 이루어 나눔을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성도 중에는 그 시간에 꽤 깊은 나눔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오픈하더라.", "가정교회여서 그런지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 같다." 아마 그럴 겁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정교회의 꽃은 목장에서 서로의 삶을 진솔하게 나누는 시간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목장에서 삶을 나눌 때, 단순히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잘' 나누어야 합니다. 모임 자체보다 모임의 질이 중요하듯, 나눔 자체보다 나눔의 내용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유롭고 편안하게 삶을 나누되, 피상적인 대화로 끝나지 않도록 몇 가지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에 대해 앞으로 몇 번에 걸쳐 정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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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나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감사’입니다. 그런데 "지난 한 주간 감사했던 일을 나누어 보자"라고 하면, 기분 좋았던 경험이나 일이 잘 풀린 이야기만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 일들을 통해 감사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좋았던 일과 감사한 일이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사실 이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좋았던 일'은 나의 스토리이지만, '감사한 일'은 하나님과 나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스토리입니다. 하나님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죠. 즉, 감사는 사건을 넘어서, 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좋았던 일'에는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이 등장하기 어렵지만, '감사한 일'은 오히려 그런 어려움이 배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하기에 하나님과 함께한 감사의 스토리는 언제나 서로에게 위로와 소망을 줍니다.

목장에서 삶을 나눌 때 시시콜콜한 것까지 편안하게 나눠봅시다. 그리고 기쁜 소식이 있다면, 누구보다 진심으로 기뻐해 줄 목장 식구들과 먼저 나눕시다. 다만, 기분 좋았던 일이나 성공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 삶 속에 깊이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어 봅시다. 이렇게 목장에서 감사를 지속적으로 나누다 보면, 일상에서도 감사할 일들을 찾게 되고, 점차 감사가 습관이 되어갈 것입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