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안대로 진행해 봅시다.
2025. 02. 02.

처음 참석했던 2023년 가을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 첫 경험이라 인상 깊은 점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화장실에 붙어 있던 한 문구가 유난히 기억에 남습니다. "소신껏 하지 말고 그대로 따라 하라. 소신껏 한다고 이렇게 저렇게 바꾸다가 더 힘들어진다."
처음엔 살짝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대로 따라 하면 기본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시행착오가 줄어들고, 오히려 더 큰 자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국제가정교회사역원에서 제공하는 자료와 선배들의 조언은 하루아침에 정리된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오랜 경험과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경험이 부족할수록 우선은 그대로 따라 하며 충분히 배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장모임 순서 표준안은 매우 중요합니다. 표준안은 목장모임의 기본기를 담고 있는 가이드이자 체크리스트입니다. 참고로, 우리 교회의 표준안은 목자 훈련 매뉴얼인 《목자의 삶》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각 목장은 저마다의 특징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개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개성이 목장의 기본적인 정체성과 사명까지 흔들어선 안 됩니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다양성을 넘어 전혀 다른 성격의 모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잘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임의 질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잘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미숙한 부분도 많습니다. 그러니 가급적 표준안대로 진행해 봅시다. 그리고 분기별로 한 번쯤은 목장 식구들과 함께 목장모임 순서 표준안을 읽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점차 기본에 충실한 목장 모임이 되어 갈 것입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