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중에도

2025. 01. 12.
   
   
지난 며칠 동안 이단 문제로 꽤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천지에서 수개월 동안 요한계시록을 배우고 있던 한 청년(화목한교회 성도는 아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다니던 곳이 신천지 센터인 줄도 몰랐던 그 청년은, 그들의 실체를 알게 된 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두세 번 더 만나서 식사도 하고, 대화도 하고, 어머님도 만나고, 마지막에는 함께 이단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도 받았습니다. 아쉬운 점이 전혀 없진 않지만, 다행히 그 청년은 신천지를 떠났습니다. 앞으로도 이단에 다시 얽히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궁금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이 시점에, 예상치 못한 이단 문제로 이렇게 마음 쓰게 하실까? 더구나 처음 보는 사람인데..' 곰곰이 생각하던 중, '아, 내가 이단 문제를 잠시 잊고 지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2025년 새해 첫 주일에 그 청년을 만나기 전까지, 정말 한동안 이단에 대해 까맣게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우리 교회는 예외인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중에도 그들은 쉬지 않았습니다. 그 청년이 겪은 일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 청년의 지인을 동원하여 '심리검사'와 '상담'이라는 덫에 그를 밀어 넣었습니다. 이후에는 한 번에 세 시간씩 주 3회 집중적으로 요한계시록을 가르쳤고, 식사 후에는 보충수업까지 진행했으며, 때때로 녹음파일도 보내 공부하도록 했습니다. 또 서로 편견 없이 바라보자며 이름 대신 별명을 사용하게 했고, 도슨트, 멘토, 라이프메이트 등 다양한 역할로 그를 둘러쌌습니다. 떠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다음 날 바로 아르바이트 장소까지 찾아온 것은, 그들의 열심을 생각하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의 존재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 청년을 통해 잠들어 있던 우리를 급히 깨우신 것 같습니다. 이단의 침투에 예외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 한 순간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내가, 우리 교회가 이단에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을 버리고, 어서 깨어나길 바랍니다.

"이 책을 펼치게 될 독자들에게 굳이 한마디 더 부연하고 싶은 게 있다. 이단은 결코 나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신자들 스스로 이단들에게 메뚜기처럼 보이지 않기를 부탁하고 싶다. 완전한 통계는 아니지만 여러 이단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면,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존재하는 이단 피해자들은 대략 200만 정도이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 더 많아질 수도 있다." 《이단 침투》(천한필 지음) 中 -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