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

2024. 07. 13.


구약의 예언자들은 하나님을 버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회개하고 돌아오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돌이키지 않았고, 오히려 예언자들을 핍박하기까지 했죠. 예언자들의 외침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듯 보였습니다. 이러한 백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예레미야는 더이상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듣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외치는 이 모순되고 고통스러운 현실. 그래도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기에, 또다시 그 자리로 나아가는 예언자들의 심정을 가리켜 '예언자(선지자)적 비관주의'라고 합니다.

예언자적 비관주의는 오늘날 설교자들의 마음 한켠에도 똑같이 자리 잡고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도, 잠시 느끼기만 할 뿐, 삶이 변하지 않는 성도들의 모습으로 인해 낙심할 때가 있죠. 하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세우셨음을 믿기에, 성령님의 인도를 간구하며 다시 강단에 섭니다. 저라고 다르겠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 그렇게 살다 보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게 뻔히 보이지만, 어차피 듣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입을 다물 때도 있습니다. 아니, 성도들의 삶은 고사하고, 저의 삶도 깊어지게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설교만 더해가는 것 같아 늘 고민입니다.

이 오래된 숙제를 품고 '제120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최영기 목사님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그러했듯이, 이번 강의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저의 모습을 정말 솔직하게 돌아보니, 문제는 저에게 있더군요. 확신이 없는 저의 문제였습니다. 확신 없이 설교하고 목회하는 저의 문제였습니다. 분명한 확신 때문에 가슴을 치던 예언자들과 저는 달랐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사실, 저도 그런 내용의 설교를 여러 번 했던 것 같은데, 아마도 이제껏 그렇게 확신에 차서 외치는 사람을 보지 못해서인지, 저에게는 정말 뜨겁게 다가왔습니다. 가정교회 목사에게, 고민하는 설교자에게, 아니 모든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라 생각되어 강의 녹취록 일부를 이곳에 옮깁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일부분만 발췌하면서 감동과 힘이 반감된 것 같아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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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공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확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걸 잡으면 삶 공부가 되고, 이걸 잡지 못하면 성경공부가 됩니다. 
 
첫째는 성경에 관한 확신입니다. 성경에 관한 확신이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확신입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신이 없으면, 자기가 선택해서 순종하게 됩니다. 자기가 동의하는 것만 순종하게 됩니다. 그러고 나중에 참회하면 되지.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삶이 변하는 거예요. 지금 사람들은 좀 의외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말로는 고백하지만 잘 안 믿는 것 같아요. 진정한 순종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신 때문에 나오거든요? 제가 요새 이사야서를 묵상하고 있는데, 읽어보면, 그 당시의 이스라엘이 지금의 교회 아닙니까? 깨어진 세상을 회복하기 위한 공동체로 이스라엘을 부르셨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교회를 세우셨잖아요. 그런데 이사야서를 읽어 보면, 이게 목회자와 교단을 향한 말씀이라고 보면, 이건 우리 하나님의 진노가 눈앞에 닥쳤어요. 전 이미 시작됐다고 봅니다. 우리가 정말 성경을 믿는다고 하면 어떻게 우리가 이럴 수 있을까. 정말 성경을 믿는다고 하면 정말 그럴 수 없어요. 제사장을 향한, 지도자를 향한 이런 예언자의 부르짖음, 이것이 정말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목회할 수 없어요. 교단은 이럴 수가 없어요. 신학교가 이럴 수가 없어요. 그런데 눈 하나 깜짝 안 하잖아요. 왜? 입으로는 그러지만 실제로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걸 안 믿어서 그래요.
 
두 번째로는 '우리 인생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은 성경 안에 다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해요. 우리가 지금 가정교회를 추구하는 이유가, 가능하면 성경에 있는 교회와 비슷하게 해보자는 거 아니에요? 우리가 성경에 있는 그대로 할 것 같으면 정말 거기에서 능력이 나올 것이다, 정말 주님께서 꿈꾸셨던 교회에 대한 답은 성경에 다 있다 하는 것 때문에 우리가 가정교회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확신이 없으니까, 자꾸 골라서 하려고 하는 거예요. 자꾸만 방법론을 찾는 이유가 뭔가? 이런 확신이 없어서 그런 거예요. 정말 성경에 답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가정교회가 정말 주님이 꿈꾸셨던 교회라고 하면, 이건 주님 재림할 때까지 해야 되거든요? 200년, 300년, 500년이 될지 몰라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런 확신이 있어야 돼요. 성경대로. 우리가 그거 고집하는 거 아니에요? 모든 것을 성경에 의해서 하려고 하는 것, 성경에 모든 답이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이런 자세를 가질 수도 없는 거예요. 
 
성도들에 관해서도 여러분이 어떤 확신이 있어야 되냐면, '진짜 성경을 알면 안 믿을 수 없고, 진짜 성경을 알면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확신이 있어야 돼요. 여러분이 성경 말씀에 대한 이런 확신이 없으면 이게 바로 삶 공부가 아니고 성경공부가 돼버리는 거예요. 
 
목사님은 정말 '주님께서 주신 모든 계명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다'하는 확신이 있어야 돼요.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찾는 이유는 끝에 가서 행복이 있어서 그래요. 이런 확신이 있어야 돼요. 확신이. 시련이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대하신다는 표시고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하신다. 이런 확신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도 '야 이거 무슨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러나'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절망 직전에 가도 하나님은 나한테 감당하지 못할 시험 안 주시고 피할 길을 주신다. 그거 붙들고서 좀 담대할 수 있고 당당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상급 주실 때 결과를 보지 않고 신실함을 보신다. 그래서 내가 정말 열매는 안 보이고 인정 못 받는다 할지라도, 그래도 주님 뜻대로 하려고 애를 쓰고 이러니까 하나님께서 상급 주시겠지. 그거 가지고 조급함을 버리고 좀 뭐 이럴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우리가 먼저 성경적인 사람이 되어야 성경적인 교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꼭 생명의 삶을 살아 내셔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성경적인 교회를 만드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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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강한 확신을 가지고 외치던 백발의 노목사는, 그날 저에게는 비장한 예언자 같아 보였습니다. 지금도 종들을 통하여 여전히 말씀하시며 기다리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