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를 만나다.
2024. 02. 16.

2023년 2월 24일 저녁. 아내와 '어떤 교회에 다니고 싶은가'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마음은 쉽게 모아졌습니다. 가족처럼 서로의 삶을 나누며 사랑으로 세워주는 '가정 같은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개척하게 될 교회는 먼저 우리부터 다니고 싶은 교회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름을 '화목한교회'로 지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혹시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없을까 하여 온라인 서점에서 가정 같은 교회에 관한 책을 찾아봤습니다. 그러다가 《가장 오래된 새 교회, 가정교회》를 만났습니다.
이 책은 휴스턴 서울교회의 최영기 목사님께서 은퇴하시면서 그간의 목회를 정리하신 책이었습니다. 읽어 보니, 제가 기대했던 - 가정 같은 교회에 관한 -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울림이 있었습니다. 교회와 목회에 대한 깊은 고민과 통찰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정교회의 세 축과 네 기둥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빠짐없이, 제가 치열하게 질문하며 답을 찾아가던 주제들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성경적이며 통전적인 대답이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울림은 은근하면서도 깊고 넓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한 권의 책이 저의 경험과 신념, 삶에 질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조용히 퍼져나가고 있는 가정교회처럼 제 안에서 점점 커져 갔습니다.
저는 가정교회를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참 아쉽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제가 찾고 정리해오던 대답은 엉성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저의 치우친 경험과 부족한 대답은 오히려 목사님의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역설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께서 가장 어두워 보였으나 가장 적절했던 때에 최영기 목사님과 가정교회를 만나게 하셨다는 것을요. 이 책, 아마 한 달만 일찍 읽었어도 이런 울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 복된 만남 속에서 화목한교회는 신약 교회 회복을 위한 가슴 벅찬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에벤에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